북한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종교적 권위는 대일본제국에도 있었다
2018年08月11日
*이 기사는 필자가 한국어와 일본어 2개국어로 집필하였습니다. 일본어판 도 함께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북한 김정은의 제1차 방중(2018년 3월25일-28일)은 그 선대 때와 마찬가지로 안개 속에서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특별열차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들어갔다는 뉴스, 북경 일대에서 국빈 급의 삼엄한 경호가 감지되었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북한의 김정은이거나, 최소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추측하는 기사가 떴다. 그리고 마침내 김정은이 북경을 떠나 귀국길에 오른 이후인 3월 27일에야 그가 중국에 왔던 사실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 미디어나 북한 미디어나 마찬가지였다.
왜 그렇게 했을까. 이는 김정은만의 사례가 아니다 그의 부친으로 제2대 세습의 절대권력자였던 김정일, 뿐만 아니라 김씨 권력의 제1대인 김일성 주석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 이유로 대개는 절대 권력의 공백을 사전에, 혹은 실시간으로 공포한다는 위험성을 차단하기 위한 방법으로 말한다. 즉 최고 권력자가 수도 평양을 비운 사실을 비밀리에 부치는 것이 안전하다는, 권력 안위의 문제로서, 이를 북한으로서는 혈맹인 중국도 늘 양해해 온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하나의 관점을 덧붙이자면, 종교적 특성을 강하게 지닌 절대권력의 '신비주의'요, 그러한 '카리스마' 행보이기도 하다.
마침내 김정은의 제1, 2차 남북정상회담(2018년 4월, 5월), 제2, 3차 방중(2018년 5월, 6월), 그리고 드디어 북미정상회담(2018년 6월)에서 그의 행보는 완전히 공개되어 가기 시작했고 심지어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탔다. 공개적으로 항공기를 이용한 이동방식도 특기할 사항이며, 동부인하여 외국의 정상을 부부가 같이 만난다는 사실도 북한 정권의 커다란 변화이다. 이를 '정상국가'로의 전환이라고 평했다.
'정상국가'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정치카리스마의 종교성 극복에 맞추어 들여다보자. 과연 30대의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 권력을 차지한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그의 탁월한 능력이나, 리더십, 아니면 단순히 왕조세습과 같은 유형으로도 이해할 수는 있으나, 현대국가에서 그러한 일이 그렇게 용이한 것이 아니다. 그의 선대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통치시절과, 그들의 죽음 이후에 보인 북한 인민의 반응, 집단적 상실감의 표출이나 패닉 현상 등을 종합하면, 이는 철저한 종교적 카리스마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 북한 정치의 수뇌부는 정치적 집권 세력인 동시에 종교적 권위 구현의 구조이다. 이른바 '백두 혈통'이라고 부르는 젊은 김정은과 김여정의 절대적 권위와 실제적 힘의 행사, 더구나 김정은 집권 이후 이복 형인 김정남이 살해되었던 이유, 고모부 장성택의 처형마저도 단지 정치적 권력투쟁의 사례로만 볼 수 없다. 신성불가침의 권위를 계승하기 위한, 종교적 카리스마의 극단적 방식의 구현이었다. 종교적 카리스마는 절대적이며 무 제약적이지만, 때로는 초조하고, 민감하다. 그런 예는 가까운 역사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파시즘 절정기, 일본의 고등경찰은 기독교신앙에 철저하고, 특히 말세, 재림신앙에 투철한 기독교인들을 불러 심문하였다. 특히 이러한 일은 식민지 조선에서 비일비재하였다.
문: 천황 폐하도 예수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답: 이 세상 중의 인생, 인간 중에는 천황 폐하도 포함됩니다.
문: 도대체 왜 천황 폐하도 예수에게 복종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답: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보통의 인류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천황 폐하보다 위대한 존재로 생각합니다.(조선성결교회 신도 박윤상<朴允相>의 사법경찰심문조서 중, 1941년 8월 6일, 강원도 금화경찰서)
이미 당시의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파시즘 정권은 정치의 종교화로 진행되어 있었고, 정치적 카리스마와 종교적 카리스마는 구별되지 않았다. 최고 권위는 하나이며, 그 아래 모든 것이 복속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천황 폐하'와 '대일본제국'은 신성불가침의 가치로 신봉되었다. 거기에 어떠한 반기도 용납될 수 없으며, 그런 사상적, 신앙적 반동의 단서만으로도 '치안유지법', '불경죄관련법', 더구나 다음과 같은 '반전사상'(反戰思想)이 엿보일 시에는 '육군형법'으로도 그들을 치죄(治罪) 할 수 있었다.
위의 심문은 다음과 같이 이어 진다.
문: 말세라는 것이 무엇인가?
답: 이 세상의 종말을 뜻합니다.
문: 대일본제국이 지나(중국)와 전쟁 중이니, 지금이 바로 말세인가?
답: 중일전쟁만이 아니라, 유럽 각국도 전쟁 중이니 지금이 말세라고 생각합니다.
문: 피의자는 말세가 이 세상의 종말이라고 하니, 지금이 말세라면 곧 세상의 종말, 즉 전쟁 중의 각국이 멸망한다는 말인가?
답: 그렇습니다. 말세는 천지개벽의 사건이기 때문에 국가라는 것이 남아 있을 수 없으며 모두 망하고, 신천신지(新天新地)의 예수의 지상천국(地上天國)이 건설됩니다. 따라서 지금 전쟁 중인 나라들은 모두 멸망한다고 생각합니다. (위 같은 심문조서 중)
박윤상의 신앙기조는 현대로 보면, 특정한 종교, 종파의 '사설'(邪說)로 취급될 정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천황은 '현인신'(現人神)이요, '대일본제국'은 영원한 신성제국인 시대인식으로 보면, 극렬한 반동이며, 처단해야 할 위험사상이었다.
같은 시대 한국 장로교 지도자인 손양원(孫良源)의 검찰심문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천조대신은 우리 나라의 신이라고 하나, 여호와 신의 명령 지배를 받아 일본국에 강림한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 인류의 시조는 여호와 신이며, 천조대신은 여호와 신의 지배 하에서 행동해 온 것입니다. ...... 천황 폐하는 인간입니다. ... 천황도 여호와로부터 목숨과 만물, 국토와 인민을 통치하는 천황의 지위와 통치 권력을, 여호와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체, 사유재산제도는, 예수의 초림(初臨)으로부터 재림(再臨)까지, 즉 말세기의 잠정적, 가정적(假定的)인 것으로 예수가 재림하면, 모두 파괴되고 소멸하여 무궁세계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천황을 '현인신'으로 보는 것은 불가합니다. 일본의 천황도 불신자라면 일반불신자와 같이 그리스도가 지상에 재림할 때 불신자 전부를 감옥에 , 가두고, 악마인 천황통치의 제도는 모두 없어지고 그리스도의 국가로서 변혁될 것이다."(손양원의 검찰 심문조서 중, 1941년 5월 24일)
손양원은 검사의 지속되는 질문에 당시로서는 목숨을 걸고 다시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천조대신 및 역대 천황은 신격(神格)이라고 하나, 여호와 신은 아닙니다. 따라서 그 신사에 참배하면, 여호와의 십계명을 지킬 수 없습니다. 지금의 천황 폐하는 신이 아니고, 훌륭한 존재로서 존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최후의 심판에서 세계 각국은 멸망할 것이며, 일본국도 망할 것입니다. 따라서 천황 폐하도 불신자라면 그 지위를 상실하고, 다른 불신자와 함께 불타는 지옥에 들 것입니다." ( 위 같은 검찰 심문조서 중)
당시 일본의 정치는 종교적 카리스마가 근간이었다. 헌법과 법률로 신교(信敎)의 자유를 말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천황의 신민으로서의 의무와 사회치안의 유지에 방해가 되지 않는 조건 하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일본 제국헌법, 1889, 제28조)
한국 기독교인들의 신사참배 반대 수난과 천황숭배 위배를 치죄한 것은, 한편으로 종교적 카리스마의 정치권력에의 강력한 반동 처단이기도 했다. 파시즘 절정기의 대일본제국의 정치권력은 근대 가장 대표적인 종교 카리스마였음에 틀림없다.
*속편 「김일성주의와 근대천황제」를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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